단순히 지역적 환경, 건물이나 장소 등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그 지역 전체가 만들어 내는 분위기와 아름다움의 어떠한 요소들이 좋다라고 구분하는 방식과 자연과 공간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에 대한 주목과, 더불어 공간이 주는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가능성, 혹은 불안감, 그로 인한 사회적• 심리적 갈등, 완전히 낯선 상황을 마주하는 것 등. 지역의 이면을 찾는 것에 ‘촬영하기’라는 대담한 시도를 통해 작품의 담론을 끌어낸다.

Exhibition Info

2017.11.18 -12.15
회암사지 박물관
Opening 2017.11.18. 4pm

21세기 도시 풍경을 지배하는 것을 단정하자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거대한 기하학적 구조물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 더욱 도시인들이 이러한 건축물 속에서 자연을 함께하거나, 공유하기보다는 찾아가야하는 지점에서 갈증이 일어난다. 창작은 행위를 통해 자연, 환경, 건축, 공간에 대한 관심을 개인의 삶, 지역과의 연계, 타인과의 교류는 ‘동시성의 시대’ 라는 개념을 드러내는데, 경기도 양주는 여타 지역보다 차별화된 지역의 특이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 ‘양주의 유희’ 프로그램을 통해 어쩌면 일상적이고 흔한 풍경이었을지 모를, 대상을 창작자 개인의 재능이라는 채널을 통해 작품의 ‘내용’content을 드러내고자 한다.

양주의 유희

시각 예술에서 창작은 개인의 도전적 관심과 감성에 대해 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표현 능력은 다양한 관심에 대한 고민과 이해, 예술적 체험을 통해 개인의 특성화된 감수성과 재능을 찾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학적 소견과 매개체의 기능적 능력을 전문적으로 학습하여 다양한 장르의 활동 범위를 넓혀야 하고 문화예술 활동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급변하는 디지털 문화의 순응과 각자의 문화적 코드를 찾는 것과 지속적으로 상상력과 심화과정을 통해 예술의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

‘양주의 유희’는 창작을 중심으로 전문적으로 교육 대상자 별 특성화된 커리큘럼으로 창작활동의 장르를 넓혀 예술의 장을 넓히고, 인문학적 사유와 창조적인 에피스테메 episteme를 구성하여 예술 활동의 영역을 구체화 한다. 특히 예술활동을 시작한 동기와 자체 프로그램을 실현화 시키는데 좀 더 효율적인 방식을 적용하여 자체 조직력의 전문성을 높이고, 학습자의 거주지와 지역, 개인의 관심부분을 연대하여 양주가 지니고 있는 자연적 기호를 카메라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자연의 본질을 들춰내고 시각화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는 지역의 문화와 분위기들을 예술이라는 창작활동을 통해 단지 보이는 환경 외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 지역의 역사, 역할, 배경 등 그 지역의 경제, 문화적 상황을 시민의 시각으로 서로 다른 구조계층의 구성을 통해 지역의 이질적이거나 자본 논리로만 보이는 현상 외에 무언가를 찾아가는 것에 대한 물음을 작업을 통해 제시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지역적 환경, 건물이나 장소 등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그 지역 전체가 만들어 내는 분위기와 아름다움의 어떠한 요소들이 좋다라고 구분하는 방식과 자연과 공간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에 대한 주목과, 더불어 공간이 주는 예측할 수 없는 변화의 가능성, 혹은 불안감, 그로 인한 사회적• 심리적 갈등, 완전히 낯선 상황을 마주하는 것 등. 지역의 이면을 찾는 것에 ‘촬영하기’라는 대담한 시도를 통해 작품의 담론을 끌어낸다.

이은종

강연희 | 플레어(Flare) | pigment print, 50.6×61cm, 2017
강연희 | 오아시스 | pigment print, 50.6×61cm, 2017

강연희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고, 부드럽고 감성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나의 마음과는 달리 내 안의 나는 어딘가 뾰족하고 거칠어 타협할 줄 모르는 나도 있다. 옛것을 그리워 하지만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이중적인 성향의 나도 존재한다. 이런 나의 이중성을 잘 조합하는 시간으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깨워 나가는 시간으로 만난 사진은 기술과 감성을 토대로 쉽사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게 해 주는 신비로운 세계를 만나게 한다. 현대 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고, 개인의 취향을 내세워 나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타인의 생각을 배척하는 어리석음은 인정받을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나의 자아를 찾아가는 멀고 험난한 과정은 이러한 순리를 지키며 빛과 함께 계속될 것이다. 양주라는 공간에서 네모라는 프레임으로 양주의 모습을 기록하면서 나를 찾는 여행은 진행 중일 것이다.

김영은 | 우체부 | pigment print, 50.6×61cm, 2017
김영은 | 그곳으로 가는 길 | pigment print, 50.6×61cm, 2017

김영은

놓쳐버린 학을 아쉬워하며 걸음을 옮기려는데 집배원 아저씨의 빨간 오토바이가 빠르게 내 앞을 지나갔다. 이번에는 빨간 오토바이에 눈이 쏠렸다. 아저씨는 바로 뒷집에 오토바이를 세우더니 집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전화를 하시느라 바빴다. 유니폼이 주는 정돈된 모습과 깔끔한 신발, 그리고 우편물을 보면서 공손한 모습으로 통화하시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순간, 망설임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 지역은 원래 아저씨 담당 구역이 아니었다. 담당하시는 분이 쉬는 날이어서 그 날만 아저씨가 대신 배달을 해주신 것이라고 한다. 쉽게 만날 수 없는 학을 만난 일도, 그 찰나에 지나간 아저씨의 오토바이도, 우연히 내가 그 곳에 가게 된 것도 모두 신기하기만 하다. 내 사진 속으로 찾아와 준 그 날에 장면이 전율로 남는다.

박인혜 | 본다는 것 I | pigment print, 50.6×61cm, 2017
박인혜 | 본다는것 II | pigment print, 50.6×61cm, 2017

박인혜

내가 본 순간의 기억과 생각만으로 기준을 세운다면 사물도, 자연도, 우리의 삶도 왜곡되어 표현 될 수밖에 없으며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들끼리 모여 편을 가르고 같은 것을 보고 다른 것에 대해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자괴감을 느낀 포인트를 담아내고자 조금은 낯선 합성사진이라는 부분을 차용했다. 그렇게 섞어놓고 보니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 계절감과 색감 그러나 그 곳은 늘 같은 그 곳이다. 그 곳을 담아내는 이도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 곳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다. 동그라미를 통해 이런 변화를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차이를 민주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눈을 만들어 주는 사진 작업으로 끊임없이 대화하고 질문하는 시간을 나누려 한다.

배미영 | 말 | pigment print, 50.6×61cm, 2017
배미영 | 소 | pigment print, 50.6×61cm, 2017

배미영

자연 속의 짐승이건 우리에 갇혀진 짐승이건 자유의 한계는 느끼는 만큼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진실일터인데 진정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은 정답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때로는 나에게 우리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따뜻한 보금자리로 내 삶을 지켜주기 때문에 결국 진실은 여러 가지 모양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며 거침없이 달려가는 소의 모습을 통해 나를 반추해 보는 일탈의 시간을 가져본다. 렌즈를 통해 담아낸 세상은 누구에게는 추억으로 남겨지고 누구에게는 위로로 남게 될 수 있다. 동물을 통해서든 사람을 통해서든 같은 모습 속에 혹은 다른 모습에서 위로 받거나 자신을 투사하며 오늘을 사는 기쁨을 느낀다면 바로 그 감정이라는 소중한 초상을 사진에 담아내고 싶다.

오경임 | 소멸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오경임 | 생성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오경임

경제 성장이 가져다 준 개발에는 순기능도 크게 차지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역기능도 막대하다. 여기저기 파헤쳐지고 무너지는 산야를 보노라면 가슴 한편이 베어져 나가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특히 요즘은 내 나이가 자연과 벗 삼으며 자연이 주는 심오함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는 시간이 많아서 더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삼십 때 느끼던 자연과 지천명이 가까워지는 이 시기에 느끼는 자연은 내 살의 일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거대한 자본의 힘으로 만들어진 골프장, 스키장, 캠핑장등 인공 놀이터 안에서 우리 삶은 점점 메마르고 허기져 가고 있다. 이제는 이 모든 상황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며 치유로 가는 해법의 시간을 찾을 때이다. 내가 느끼는 만큼, 보이는 만큼 담아내어 훼손이 주는 아픔을 막고 상처 치유를 위한 발판이 되고 싶다

오서현 | 쉼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오서현 | 쉼이 주는 생명력 I| pigment print, 50.6×61cm, 2017
오서현 | 쉼이 주는 생명력 II| pigment print, 50.6×61cm, 2017

오서현

쉼은 쫒기는 삶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생명력을 일으키는 창조적 에너지이다. 쉼은 내가 보지 않거나 보지 못했던 세계와의 만남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와 같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생각을 멈추고 주변을 바라보니 생명을 움트게 하기 위해 추위를 견뎌온 새싹들과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인위적인 뒤틀림의 고통을 견뎌온 소나무, 삭막한 도로 옆을 묵묵히 지키는 가로수, 대문 밖으로 늘 보이는 특별할 것 없는 나무와 꽃, 이런 일상의 모습에서 그들 나름의 생존에 법칙을 발견한다. 아마도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뒤로하고 지금을 살아가기 위해 사진을 배우고 프레임 안에 담아보려는 애씀과도 같을 것이다. 그리하여 시간의 흐름에 갇힌 것이 아닌 시간을 소유한 사람으로서의 자유를 누리며 쉼의 생명력을 나누는 ‘있음’의 시간을 실현 해 보려한다.

이희연 | 반영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이희연 | 시간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이희연 | 회암사지 박물관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이희연

날마다 되풀이 되는 일상에서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수많은 찰나의 순간들은 사실은 끊임없이 반복되거나 그 자리에 묵묵히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별 볼일 없던 길 끝이 보석처럼 빛나는 시간을 만난 일도 늘 오가던 지하철 계단이 불빛의 잔영을 머금은 채 고요히 다가오는 순간도, 아파트 계단의 차가운 금속 난간이 따뜻한 광채를 뿜어내며 눈부시게 달려오던 아름다움도 잊을 수 없다. 그런 매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더 열심히 발견하면서 그 영롱한 순간들을 모으기 위해 지나치는 모든 것들을 보고 또 보며 나만의 환상을 담아 부드러움과 거침이 조화를 이루는 피사체를 만들어 본다.

전신미 | 광장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전신미

나에게 사진은 입으로 나오지 못한 말이고 가슴에서 사그라진 희노애락이다. 최광호 사진작가의 말을 빌려 이해한다. 나와 가장 가까운 것,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엇을 찍을까? 고민은 짧았다. 집을 나설 때면 카메라를 챙겼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만들어 천천히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찍었다. 렌즈는 언제나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의 솔직한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캔디드 사진을 찍는다. 사람들의 변화무쌍한 삶의 순간을 새롭게 들여다보고 싶다. 그 시선으로 인간, 자연, 인공의 영역이 적절히 배분되어 있는 양주의 풍경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그 경계선에서 서로 바라보고 지켜보는 양주를 이루는 사람들을 만난다.

정정미 | 쉼표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정정미 | 벽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정정미

현대인들에게 불치병처럼 자리 잡고 있는 속도와의 전쟁, 홍수처럼 밀려오는 정보 수집에 대한 강박, 더 우월해 지고 싶어 지하세계에 벙커를 구축하고 약시로 가고 있는 인간의 슬픈 역사에 서로를 잠시 바라 볼 수 있는 쉼표의 여정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래서 한 숨 고르는 시간, 잠시 멍 때리며 허공과 대화하는 시간, 그리하여 본질을 놓치지 않는 시간으로 우리 곁에 머물러야 하는 쉼표의 시간을 되돌려 놓아 보려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거부한 수만 가지 형태의 쉼표들을 빛으로 그려내기 위한 혜안의 도구로 밑바닥 깊이 침잠해 있는 무의식의 본능을 건드려 줄 절망, 피로, 좌절, 분노, 슬픔과도 손을 잡을 것이며 기꺼이 어둠을 받아들여 빛과 어둠의 공존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조화를 완성시켜 보고 싶다.

정효윤 | 찬란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정효윤 | 찬란 I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정효윤

내가 과연 뭘 좋아했는지도 알지 못한 채 인생은 빨리도 지나갔다. 그저 가슴 뛰는 결정적 순간을 쫓아, 화려함에 눈이 멀어, 순간을 선명하게 남기고 싶어, 세상 흔한 ‘찬란’ 만을 찾아 낭비했던 지난 날. 이 세상 찬란이 아닌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된다. 점점 내 인생은 깊어가고, 나는 사진이 좋다. 오래 전하지 못한 안부를 사진으로 전하는 그리운 이가 되고 싶다. 비록 바깥은 치열하였으나, 내가 본 프레임 안 세상은 언제나 찬란 이기를…보이는 것 그 너머를 헤아리는 혜안을 갖기를 소망하며…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는 그 찰나,

 

하연옥 | 다시, 시작 | pigment print, 50.6×61cm, 2017
하연옥 | 장미정원 | pigment print, 50.6×61cm, 2017

하연옥

카메라 렌즈를 통한 세상은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는 색다른 시간으로 다가온다. 오랫동안 타인만을 위해 살았던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준다. 성급함을 자제하게 해 주고, 소통과 이해를 동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그 동안 삶에 쫓겨 놓쳐버린 소중한 과거의 시간들을 담을 수 없어 아쉽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 속에서 깊은 감동으로 만나게 될 인생 샷을 담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공감을 하길 기대하며 마음으로 다가가는 사진을 담기 위해 오늘도 신발 끈 질끈 동여매고 다시 출발을 외쳐본다.

홍주영 | 그리움 I | pigment print, 50.6×61cm, 2017
홍주영 | 그리움 II | pigment print, 50.6×61cm, 2017

홍주영

무한 속도 경쟁과 끝없는 변화에 이미 지치고 소외된 나에겐 유년 시절의 추억은 그 자체로 그리움이고 정겨움이다. 지금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래서일까, 그때의 추억 속에 함께했던 물건들이나 풍경들을 볼 때면 왠지 꼭 붙들어 놓고 싶은 이기심이 든다. 이제는 사라져가고 잊혀져가는 아쉽기만 한 풍경들을 양주에서 찾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한 몇 개의 풍경들이 있을 것이다. 삶의 어떤 고비나 순간에 떠올리는 풍경도 있을 것이다. 그런 풍경을 찍어 말을 건네고, 함께 걷거나 따라오는 누군가에게 그 말을 건네주고 싶다. 또한 그들이 짐을 내려놓아도 좋은 자리가 될 수 있는, 잊혀져가고 사라져가는 사진을 찍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