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시는 ‘북서울 꿈’ 숲의 공간을 통해 사람과 자연에 대해 변해가는 자신의 태도와 사색을 위한 사유의 공간을 찾는 것과, 공원과 거주지의 경계 안에서 색, 감정, 아름다움, 어울림등이 작품에서 표현된 형태를 통해 그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도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예술 활동을 보이고자 한다.

Exhibition Info

2017.11.18 -12.15
Dream Forest Visitor Center
Opening 2018.11.18. 4pm

 

Art of Work
아트오브웍 | 이은종

일상 담론에서 장소place라는 단어가 어떻게 전달될 수 있는가? 장소는 우리의 사고와는 독립된 바깥에 존재하지만, 우리가 장소를 조직하고 해석하는 개념은 개입하는 동시에 다양한 방식으로 역할된다. 이번 프로그램 ‘신비하고 기이한 창고, 걸어서 북서울 꿈의 숲으로’는 자기표현 능력을 발현시키는 동시에 주관적 이념과 창작활동의 경험을 체험함으로써 일상 생활의 활력과 주변인ㆍ주변 환경의 공간감을 확대시키는 것에 의미를 둔 프로젝트 이다. 강북의 ‘북서울 꿈의 숲’을 중심으로 카메라를 매개체로 하여 기억과 감정을 환기시키는 ‘장소’, ‘공간’, ‘환경’, ‘사람의 이야기’를 미적 경험을 통해 표현한다.

카메라를 통한 장소는 인간 행위가 벌어지는 무대이자 특정한 상상력과 이해가 필요하게 된다. 장소는 자동차를 타고 가로 질러 갈 때와 카메라를 메고 고정된 시선으로 바로 보는 시각과는 전혀 다른 가치를 갖게 된다. 세부적인 관찰은 현실의 사건처럼 필연적인 어떠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데, 이런 미적 태도가 실제적인 지각을 계속 요구하여 활동을 계속 하게 될 때, 자체적으로 즐겁거나 새로운 경험으로 이끌리게 된다. 반대로 전혀 흥미로움을 못 느껴 지겹다고 느낀다면 부질없는 시간만 보내게 된다. 이는 반복적인 관심에 대한 촬영과 대상에 대한 이론, 미학, 디지털 테크닉의 커리큘럼을 통해 작업에 근접하여 애매하고 불확실한 점들이 좀 더 확고해지게 한다.

새로운 심리적 시각을 통해 몰입하는 의식의 순간과 시각 예술의 가치를 경험하여, 일상적인 “바라봄의 습관”에서 벗어나 삶 속에 슬쩍슬쩍 배어들어오는 디지털의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행동 방식에 내맡기지 않고, 미비하지만 미적인 것들에 예민하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감성을 지키는 것이 이번 작업에 의미를 둔다. 이번 전시는 ‘북서울 꿈’ 숲의 공간을 통해 사람과 자연에 대해 변해가는 자신의 태도와 사색을 위한 사유의 공간을 찾는 것과, 공원과 거주지의 경계 안에서 색, 감정, 아름다움, 어울림등이 작품에서 표현된 형태를 통해 그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도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예술 활동을 보이고자 한다.

김지희 | 동네산책 1 | pigment print, 50.6×61cm, 2017
김지희 | 동네산책 2 | pigment print, 50.6×61cm, 2017

김지희

고등학교 졸업 한 이후로 10번이 넘는 이사를 다니면서, 동네에 대한 애정은 없어진지 오래됐다. 집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식당이 맛있는지 관심조차 없던 차에 우연한 기회로 사진수업을 듣게 됐고, 무엇을 찍을까? 계속 고민했다. 시간적으로나 내 게으름으로 봐서도 멀리 나가는 건 무리가 있기에 동네를 주제로 잡고 촬영을 진행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진지 9년쯤 되었기 때문에 사실 누군가의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는 것에 지쳐있을 즈음 나도 내가 원하는 그림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면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던 입시미술을 하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사진 찍는건 힘들었지만 뒤돌아 생각해보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구석구석을 잘 알게되어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김효열 | 하늘의 정원 | pigment print, 50.6×61cm, 2017
김효열 | 물의 정원 | pigment print, 50.6×61cm, 2017

김효열

초록이 결핍된 도시에서 꿈의 숲은 축복이다. 특히 화분 몇 점을 자연으로 두고 사는 아파트 생활에서 공원은 큰 위로가 되는 보석이다. 자연이 좋고, 계절이 좋고, 꿈의 숲이 좋다. 꿈의 숲과 원경, 사방으로 파노라마로 펼쳐진 북한산 국립공원에 아름다움과 생기가 꽉 찼다. 집에서는 15분, 바로 길 건너에 오밀조밀한 서울 시민의 생활 공간과 밀착되어 있는 꿈의 숲은 서울 시민의 일상의 꿈숲, 환희의 장소가 된다. 혼자서도 잘 놀 수 있어야하는 현대지만 더불어 즐기고 누리는 것이 행복감을 확장시켜준다. 둘도 좋고, 셋도 좋고 강아지까지. 사람뿐이겠는가. 나무, 호수, 새, 곤충이나 벌레까지 함께 하며 가볍게, 깊게 환상까지 닿을 수 있다. 걸으며 보고 읽고 탐구하고 상상하며 즐기고 누리는 것. 내가 누릴 때 내 것이 되고, 내 것이 되는 그 귀함을 알면 아끼고 보존하고 물려줄 것을 생각한다.

박동주 | 에스페라 Espera | pigment print, 50.6×61cm, 2017
박동주 | 데칼코마니 Decalcomnie | pigment print, 50.6×61cm, 2017

박동주

살며 배우며 익히며 자연스럽게 살기, 그런 줄 알고 그렇게 살았다. 학교에서 교과서에서 책에서, 선생님께 부모님께 그렇게 배우며 단짝친구들과 그렇게 지내왔다. 하지만 삶이 녹녹치는 않았고 그래서 남과 다른, 길이 아닌 길을 만들어 살게 되는 경험들이었다. 반백년 살고 나서야 모든 숙제가 조금씩 되어가는 느낌도 든다. 이젠 내가 하고 싶은 취미를 갖고자하는 작은 욕심이 들 때 즈음 ‘아트 오브 웍’의 좋은 프로그램을 알게됐다. 사진 수업은 새로웠다. 완전 초보자인 내게는 많이 어려웠다. 그러나 새로움은 두려움이면서도 도전 아닌가! 수업과 더불어 멋진 동료들과도 인연을 맺고 함께 귀한 시간을 갖게 됨은 내게 있어서 행운이다. 수학(數學)하던 여자의 손에는 연필 한 자루면 족했던지라 손안에 잡는 사진기나 컴퓨터작업은 ‘대략난감’의 연속이었다. 몇 달 지난 지금은 타인에게 인정받진 못할 수준이지만 나는 나 자신을 무척 대견해하고 있다. 왜냐하면 어렵고 고통스런 사정들이 많은 와중에도 수업을 꿋꿋이 받으며 사진작업을 진행했던 것을 나 자신만은 잘 알기 때문이다.

유영옥 | 189-11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유영옥 | 비치다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유영옥

분당에서 2006년 12월에 셋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장위동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한 후 아이는 1.85Kg 미숙아로 때어나서 걱정과 달리 다행히 건강하게 퇴원했다. 외풍이 심한 단독주택은 우리 가족의 설렘보다 지독한 추위의 첫겨울을 보냈다. 하지만 봄이 되면 앞마당 감나무에는 파릇파릇 싹이 나고, 참새 소리로 아침에 잠이 깨곤했다. 담장엔 장미 넝쿨로 화려함을 과시했고 여름에는 아이 친구들과 물풀장과 물총놀이를 하고, 배가 고프면 마당에서 장작을 피워 라면과 군고구마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가을엔 주렁주렁 열린 단감을 따기 위해 긴 장대 나무를 사용한 적도 있다. 지금은 이주를 했지만 189-11번지를 가끔 차로 돌아보곤 한다. 그 사이 아이들은 큰딸 고1, 작은딸 중2, 셋째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다. 사진을 배우면서 용어도 몰랐던 나였지만 동료들의 배려와 격려로 사진에 대해 다가설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의 스토리는 계속 진행 중일 것이다.

이영란 | 애월정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이영란 | 여름날의 산책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이영란

꿈의 숲에 다양한 모습들이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담해 보여서 작은 공간으로 보이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곧 알게 된다.
하늘이 열리고 잔잔했던 물결 위의 하늘거리는 풍경들이 거울처럼 서 있다.
물 속에 흰 물고기를 고개 돌려 바라보는 오리의 오똑한 모습도 압권이다.
뜨겁던 여름날의 우리의 마음을 하얗게 위로 해주던 분수도 기억할 것이다.
애월정에 가을도 깊어간다.
어둠이 내리고 찬바람 불며 찬 공기에 새의 커다란 날개짓에서 높은 비상과 꿈을 본다.
꿈의 숲은 사적 공적 공간이 함께 공존한다.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휴식과 마음의 평화가 되어 줄 것이다.
오늘도 사진은 또 하나의 깨달음을 선사한다.
꿈의 숲에서 행복한 추억에 감사하다.

정천수 | 아늑한 한때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정천수 | 한적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정천수 | 어울림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정천수 | 비상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정천수

“북서울 꿈의 숲”의 정경이다. 숲은 빼어난 풍경과 빛의 조화로 이루어진 아름다움과 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담아내고. 꿈의 숲에서 내 꿈을 찾아보고 싶었다. 나는 봄부터 아트오브웍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생활의 작은 변화를 맞이했다. 디지털 카메라를 장만하고, 풍경사진을 찍는다고 동네 인근을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찍은 사진을 셀렉하면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찾을 수 없을 땐 모니터 앞에서 씩씩거리고 있는 것이 종래와 다른 현재의 내 모습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마다 나는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값진 일은 사람들과 어울려 수업에 참여하는 일과 촬영을 하면서 경험하는 동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일이다. 자연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도 계속 정성을 들여서 내 자신의 만족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들도 함께 좋아해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또한 나의 까르페 디엠 Carpe diem의 장소인 ‘북서울 꿈의 숲’이 인근에 위치하는 것에 다행스러움을 느낀다.

조영은 | 너는 무엇을 보고 있니? 2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조영은 | 너는 무엇을 보고 있니? 1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조영은 | 너는 무엇을 보고 있니? 3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조영은 | 너는 무엇을 보고 있니?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언제부턴가 우리 손에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핸드폰이 생기면서 부터 너무 쉽게 셔터를 누르게 됐다. 사진에 담으려 카메라를 들고 처음 찾았던 4월의 우이천은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꽃과 나무, 풀들이 너무 예쁘고 새롭게 보였다. 물이 맑아서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보이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돌다리 틈 사이로 흐르는 물이며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저 멀리의 풍경이 마치 다른 장소에 있는듯한 착각에 빠졌다.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담으려 한참을 기다려보기도 하고 벌과 나비들이 꽃에 앉아있는 장면을 클로즈업해서 찍으면서 다큐멘터리 작가가 된 기분이기도 했다. 오리들이 무리지어 헤엄치는 장면을 담으려 할 때는 물속의 오리들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새삼 느끼며 카메라 앵글 밖으로 사라지는 오리들이 원망스러웠다. 여름에 폭우가 쏟아지고 난 뒤 7월의 우이천은 쑥대밭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시커먼 물이 불어나 강바닥을 뒤덮었고 심한 바람으로 무성하게 자랐던 풀들과 나무들조차도 뽑아버렸다. 강 건너 바위 위에 올라와 있는 자라를 찍으면서 줌이 더 잘되는 렌즈가 있었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보기도 했다.

조은애 | 들어오다 3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조은애 | 들어오다 1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조은애 | 들어오다 2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조은애

사진에 대한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한 아트오브웍 수업은 사진뿐만 아니라 나와 우리 동네, 강북구를 담는 계기가 됐다. 삼각대를 어깨에 걸치고 다니다 보면 오랫동안 지나치기만 했던 곳이 눈에 들어온다. 으레 지나쳤을 공간들이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새롭고 재미있는 사진이 된다. 집에서 ‘북서울 꿈의 숲’을 가려면 번동을 지난다. 항상 차 안에서만 지나쳐 볼 땐 아파트와 숲이 기억나는데 걸어서 마주친 번동은 놀라움 이었다. 아파트 숲을 구불구불 다니는 도로를 걷다보니 드문드문 주택가 골목이 있었고 막다른 길과 그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들어서니 물소리가 났다. 오패산이 펼쳐져 있고 정자 밑으로 물이 흐르는 숲 속 집이 나타났다. 발견의 즐거움, 그 때의 들뜬 나의 감정이 생각나 자꾸 찾으면서 들여다 보고 담아본다. 항상 있어 그대로인 듯 하지만 다른 시간, 다른 계절에 따라 모든것이 변하고 있다. 지나치기만 한 것들에 대한 관심과 발견은 나에게 긍정적인 힘를 더해준다. 앞으로도 나의 주변을 사진을 통해 차곡차곡 나의 이야기로 담고 싶다.

최서우 | 회색시간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최서우 | 벤치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최서우 | 모퉁이 파란집 | pigment print, 50.6×61cm, 2017

최서우

자꾸 찾게 되고 왠지 편안하고 낯설지 않았던 게 꼭 똑같지는 않았지만, 30년 넘은 기억 속 꼬꼬마였을 때 골목길에서 아빠에게 자전거 배우던 기억과 아빠와 가족들이 명절 때 친척 집에 가기 위해 가방 들고 걸어가던 뒷모습. .동생과 가위 바위 보를 해주며 놀아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게 되었다. 동생과 동네 슈퍼 가던 기억들에 더더욱 그 길들이 낯설지 않고 골목길들이 편안했나 보다.

현지호 |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Homo Sapiens Sapiens | pigment print, 50.6×61cm, 2017
현지호 |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 | pigment print, 50.6×61cm, 2017

현지호

그 옛날 아프리카 동쪽 붉은 흙 계곡에서 뒹굴던 시절.
푸른 하늘, 짙푸른 나뭇잎과 꽃향기, 그늘 밑 시원한 바람, 한 모금의 물과 살찐 열매들.
이들로 오감은 풍선처럼 팽팽해지고 거친 피부는 빛나는 존경이 되었다.
그러나 호모사피엔스 Homo Sapiens는 Sapiens sapiens로 Sapiens sapiens sapiens.
계속 변모하면서 드디어 하늘나라도 내 손아귀에 넣고자 한다.
이제는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 모두 믿을 수 없을 수 뿐 아니라 우리 존재 자체조차 느낄 수 없는 시간대에 있는 것 같다.
어설픈 사진이지만 우리의 탐욕과 어리석음은 결과물의 작은 부문들로 나타내고자 한다.